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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 보도자료] 한국콘텐츠진흥원,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 ‘최초 확인’

관리자 2018.02.01 2581

 
한국콘텐츠진흥원,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 ‘최초 확인’
◇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대중문화콘텐츠산업 육성사업 심사위원 대거 배제
◇ 연재만화 심사서 콘진원 간부 등 세월호 관련 만화에 최저점… 결국 탈락시켜
◇ 대중음악 공연, 해외음악페스티벌 지원 등에 심사위원 부당 선정… ‘심사 불공정’ 정황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부터 블랙리스트를 가동해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단체를 지원 배제한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
 
콘진원의 블랙리스트 실행 사실은 지난해 특검이나 감사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기관운영감사에서도 밝혀진 바 없었으며, 그간 의혹으로만 존재해 왔다. 콘진원은 그간 송성각 전 원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되어 있는 상태임에도 원장의 개인 비리일 뿐이라며 블랙리스트 실행 사실을 전면적으로 부인해 왔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는 박근혜 정부 당시 콘진원의 연재만화 지원사업과 대중음악 지원사업 등에 대한 심사에서 콘진원 내부 간부와 일부 외부 심사위원들이 블랙리스트 예술인·단체의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을 지원 배제한 사실도 확인했다.
나아가 콘진원이 블랙리스트 등재 문화예술인을 심사위원에서 배제하거나 규정을 어겨가며 특정 심사위원을 배정하는 등 구체적이고 일정한 심사 패턴으로 블랙리스트를 실행, 사업 지원배제를 해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진상조사위가 파악한 콘진원의 블랙리스트 실행구조는 ‘청와대 → 문체부 → 콘진원 → 지원사업 심사위원’의 단계로 상부의 지시가 하달되어 실행되었다.

박민권 전 문체부 차관은 이와 관련, 2017년 4월 25일 블랙리스트 관련 법정 증언에서 문체부 실무자들이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공공기관의 담당자들을 통해 심사위원들에게 (배제 대상을) 전달, 블랙리스트를 반영해 지원사업 선정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위는 심사 부정이 일부 장르 및 사업만의 문제가 아니었을 것으로 보고, 콘진원 심사 전반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 콘진원 블랙리스트 7건 확인…‘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등에서 심사위원 및 지원사업 배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작성한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 방안’을 통해 확인한바, 이진희 은행나무출판사 주간, 오성윤 애니메이션 감독, 최용배 영화사 청어람 대표,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 김영등 일상창작예술센터 대표, 서철원 소설가, 김옥영 한국방송작가협회 고문 등 7명이 콘진원 사업 관련 블랙리스트에 올라 배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7명이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사유는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방식 규탄 시국선언 △노무현 지지선언 △문재인 후보 대선광고 촬영 △영화 ‘26년’ 초반부 애니메이션 제작 △영화 ‘26년’ 제작사 △용산참사 해결 시국선언 △전라북도 문화예술인 115명 문재인 지지선언 △문재인 멘토단 등이었다.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에 대해서는 “김보성 대표는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 홍준표 지사 당선 후 해임하면서 법적공방. 민중가요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 대표 출신”이라고 적시했다.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의 경우 이진희 주간, 오성윤 감독, 최용배 대표, 김옥영 고문 등은 위 청와대 문건(자료 1)이 작성된 2014년부터 공모사업 심사위원에서 배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위원에서 배제된 김옥영 고문은 2010년 스토리 공모 대전 본심 심사위원, 최용배 청어람 대표와 오성윤 애니메이션 감독은 2013년 본심 심사위원, 이진희 주간은 예심 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다.
 
콘진원 대중문화 콘텐츠산업 육성(음악) 지원사업에서도 2014년부터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 김영등 일상창작예술센터 대표 2명이 심사위원에서 배제됐다.
이는 콘진원이 사회적 이슈를 다룬 콘텐츠나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단체를 배제하기 위해 심사 단계에서부터 블랙리스트를 가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콘진원은 블랙리스트 사태가 불거진 이후, 돌연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던 문화예술인들을 ‘2017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대거 본심 심사위원으로 원상복귀(자료 2)시켰다. 김영준 신임 콘진원 원장이 부임하기 전 진행된 조치이다.
 
콘진원 블랙리스트(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심사위원 및 유관기관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오성윤 감독을 본심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했고, 역시 블랙리스트에 등재됐던 이진희 은행나무 출판사 총괄이사, 최용배 청어람 대표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는 콘진원 스스로 이들 심사위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실행을 자인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서철원 소설가의 경우 2014년과 2015년 공모전에 응모했으나 심사대상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은 2009년 시작된 사업으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등 10~15편을 선정해 4~5억 원 상당의 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수상작을 영화, 소설, 드라마 등으로 사업화하는 콘진원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실제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국경없는 의사회>가 TV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만들어졌고, 2012년 수상작 <닥터 이방인>은 드라마화됐다. 2010년 수상작 <조선 총잡이>는 드라마로 제작됐다.
이 사업은 콘진원과 KBS,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사업으로 본심 심사위원 12명 중 콘진원 본부장 등 간부, KBS PD,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등 3명이 당연직 본심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 콘진원, 2015년 연재만화 지원사업에서 우리만화연대 세월호 만화 배제
 
진상조사위는 콘진원 연재만화 지원사업 심사에 콘진원 산업팀장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만화에 최저점을 주는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에 대해 불이익을 준 것으로 확인했다.
진상조사위가 콘텐츠진흥원의 ‘2015 만화콘텐츠 창작기반조성 연재만화 제작지원 심사결과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대상 작품은 블랙리스트 단체이기도 한 우리만화연대(자료 3) 소속 만화가인 유승하(블랙리스트 작가·박원순 지지 성명)씨의 ‘끈’으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과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가족만화다.

당시 이 작품은 1차 서류평가에서 평균 78.6점을 얻어 심사대상 77편(총 169편 지원‧92편 탈락) 중 전체 4위를 기록했다. 서류평가 10위 이내에 든 작품은 유승하씨의 ‘끈’을 제외하고 모두 통과,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2차 발표평가에서 유승하씨의 ‘끈’은 평균 68.6점을 받아 전체 77편 중 66위를 기록, 결국 총순위에서 54위에 머물렀고 결국 50위까지 지원되는 지원사업에서 탈락했다(자료 4).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 이OO 콘진원 산업팀장, I 심사위원, J 심사위원 등 발표평가에 참여한 심사위원 3명은 심사대상 작품 77편에 대해 평가 점수를 매기면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끈’에 각각 최저 점수를 준 것으로 분석됐다(자료5). M 심사위원도 최저점은 아니었으나 낮은 점수를 줬다.
 
이들이 유승하 씨의 ‘끈’에 최저점을 준 이유로는 “재난, 사회적 이슈를 만화로 풀어내는 시도가 긍정적 평가되지만, 아직은 만화로 풀어내는 데 시기 상조”(I 심사위원), “민감한 소재”(J 심사위원), “상업적 요소가 약함”(이OO 산업팀장) 등을 들었다.
앞서 서류평가나 발표평가의 다른 심사위원들이 세월호를 다룬 유승하의 ‘끈’에 대해 “지원이 꼭 필요함”, “의미 있는 작업”, “세월호 소재 르포형식 만화로 대중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음”, “진실된 기록이 되길 바란다”, “사회적 아픔을 위로하는 만화” 등의 긍정평가를 내리면서, 좋은 점수를 준 것과 대조된다.
 
서류평가에서 전체 4위에 올랐던 유승하 씨의 ‘끈’이 탈락한 요인은 이OO 산업팀장, I 심사위원, J 심사위원이 각각 최저점을 준 것이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되며, 실제로 이들 3명은 ‘끈’에 평균 ‘59점’을 줬다.
H 심사위원, K 심사위원, L 심사위원 등 여타 심사위원 3명이 평균 75점을 준 것과 비교하면, 16점이나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이 심사의 2차 발표 평가에 참여한 한 심사위원은 세월호를 다룬 연재만화 ‘끈’이 정치색을 띄었다는 이유로 배제됐다고 진상조사위에 진술, 콘진원의 블랙리스트 단체 지원사업 배제 정황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 심사위원은 이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에 “심사 당시 세월호 같이 정치색이 짙은 작품에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발언한 심사위원이 있었다.”라며 “나아가 우리만화연대의 출품작 중 정치색을 띤 작품들을 문제 삼았다.”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이 심사위원은 세월호 만화에 최저점인 50점을 줬다.

우리만화연대의 출품작 중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광야’와 국정원 직원이 등장하는 ‘명태’ 등도 최종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이OO 콘진원 산업팀장 등 3명의 심사위원은 ‘유력 출판사’의 작품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유력 출판사의 작품들에 대해 “단단한 기획력과 매체 유지로 만화산업을 이끌어가는 OOOO사에 가점”, “회사 경험 많음”, “수행기관 전문성 양호” 등 작품보다는 출판사의 영향력에 대해 호평을 하며 높은 점수를 줬다(자료 6).
 
우리만화연대 소속 작가의 사회 참여 만화에는 ‘비판 의견’을 달며 최저점을 주고, 특정 유력 출판사의 작품에는 ‘만화산업을 이끌어가는 OOOO사’의 작품이라 ‘가점’을 주어 일괄적인 고득점을 매긴 것이다. 80점은 I 심사위원의 최고 점수이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는 이 사업 심사와 관련해서도 심사위원과 해당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 사실을 밝힐 계획이다.

 
■ 대중음악 지원사업 심사에 이해관계자 참여 확인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는 세월호 관련 연재만화인 ‘끈’이 정치적 이유로 배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블랙리스트와 별개로 콘진원의 부당한 심사 시스템이 가동됐다는 사실도 다수 확인했다. 특히 콘진원이 2016년 대중음악 공연지원 사업에 대중음악업계 특정 관계자, 즉 이해관계자를 심사위원으로 참여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진상조사위가 대중음악 공연지원 발표평가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OO 음악패션 사업팀장은 이 심사에 N, O씨를 심사위원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이 중 N씨가 업계 이해관계자인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사무국장이었다는 점이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사무국장인 N씨는 2016년 대중음악 공연지원 1차 발표평가에 참여했으며,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장사인 (주)OOOOO과 부회장사인 OOOO레코드에 각각 90점을 부여했다. 회원사인 OOO뮤직과 OOO레코드에도 각각 80점과 85점을 줬다. 이 심사에 참여한 6명 가운데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원사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반면 N 사무국장은 OOOO뮤직 48점, OOOOOO사운드 55점, OOOO뮤직 60점, OO문화공간OO 35점 OOOOOO미디어 48점 등 비회원사에는 최하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N 사무국장이 회원사에 준 평균점수는 86.25점, 비회원사에 준 평균 점수는 55.5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음악레이블사업협회 비회원사와 비교해 회원사들에게 무려 30.75점을 더 준 것이다.
 
종합해보면, N 사무국장은 회원사 작품 4개에 최고점수를 줬으며, 비회원사 12개 작품 중 총 9개 작품에 최저점을 줬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원사의 4개 사업은 모두 선정됐으며, N 사무국장으로부터 35점 등 최하점을 받은 OO문화공간OO, 48점을 받은 OOOOOO미디어 등 비회원사 다수는 지원사업에서 탈락했다.

콘진원은 2017년부터 공연제작 지원사업 분류를 소형/중형 공연에서 쇼케이스/창작형 공연으로 내부 규정을 변경하는 ‘대중음악 지원사업 개선 자문회의’를 열었고, 이 자문위원 5명 중 3명은 한국레이블 산업협회 회원사 소속으로 확인됐다. 자문위원 3명 중 2명이 소속해 있는 업체는 대중음악 지원사업에 모두 7회 선정됐다.
 
일례로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장사 소속의 모 가수는 6집 앨범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7집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에 공연 지원을 받기도 했다.
 
나아가 2014 ~ 2017년 콘진원 대중음악 공연 및 앨범제작 지원사업 202개 중 19.8%(40개 행사), 즉 5개 중 1개 행사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지원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원사는 32개사다. 준회원사 10곳을 포함하더라도 42개사다.

콘진원 측은 이에 대해 “N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직접 이해관계자에 해당되지 않는 인물이어서 평가위원 명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라며 “추가적으로 음악산업계에는 다수 협의체가 있는데, 어떤 기업이 어떤 협의체에 소속되어있는 지는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 해외 음악페스티벌 등 지원사업에 특정인 3회 연속 심사 참여… ‘심사 불공정’ 정황
 
한편 2016년 5월 6일부터 각종 심사에 내부전문위원 포함 3명을 사업팀에서 지정하는 제도가 도입된 후 동일인이 3회 연속 심사에 참여하는 등 전반적인 심사제도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불공정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2016년 ‘상반기 해외 음악페스티벌’ 심사의 경우 콘진원의 담당 사업팀장이 6인을 3회 연속 지정했으며, 그 결과 특정인물들이 3회 연속 심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콘진원은 2016년 2월, 5월, 6월 3차례에 걸쳐 상반기 해외 음악페스티벌 심사를 진행했는데, 이 3차례 심사에 모두 동인일이 심사를 맡았다.

사업팀이 심사위원 3명을 추천하면, 이를 감사팀에서 ‘엑셀 랜덤’으로 추첨, 최종 심사위원을 선정하는 방식인데, 콘진원에 따르면 심사위원 2명이 3회 연속 심사위원으로 추첨됐고 이는 우연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진상조사위 파악결과 심사위원 풀은 21명으로 특정인이 3회 연속 추첨을 통해 최종심사위원이 될 확률은 0.0108%이다.
 
한편 콘진원은 <사업팀에서 3배수로 지정한 심사위원에 대해 순서를 정하는 추첨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6년 2월 17일, 2월 18일의 경우 추첨 기록이 없다>는 지적에는 “(기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이럴 리가 없다. 확인해 보겠다.”라고 답했다.
추가 확인 결과 2016년 4월 14일까지는 사업팀에서 특정 심사위원을 지정한 후 추첨을 하지 않고 심사지원 평가팀에서 임의로 순번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는 이와 관련해 콘진원 심사위원 등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 심사 왜곡에 대한 사실을 확인할 예정이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는 콘텐츠진흥원 직권조사와 더불어 문화예술인과 단체의 제보를 받고 있다. 익명 제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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